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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브루크너 교향곡의 압도적인 힘"
2019-12-20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브루크너 교향곡의 압도적인 힘">

 

크리스티안 틸레만 &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리뷰

 

(서울=연합뉴스) 최은규 객원기자 = 그가 지휘봉을 흔들자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의 광대한 세계가 펼쳐졌다. 일찍이 작곡가가 "카자크 군인들의 말발굽 소리"라 칭했던 4악장의 주제가 연주되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 전해졌다. 그것은 음악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 같았다.

 

지난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펼쳐진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회는 최근 수년간의 빈 필하모닉 내한공연 가운데서도 단연 돋보이는 무대였다. 빈 필하모닉은 그동안 베토벤과 브람스 등 잘 알려진 클래식 명곡 위주의 레퍼토리로 내한공연을 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 음악회에서 클래식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을 선보였다.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진지한 선곡이었지만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은 브루크너 음악의 압도적인 힘을 전하며 관객들의 환호와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이는 이번 공연에서 지휘를 맡은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탁월한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

 

틸레만의 지휘는 거침이 없었다. 악보의 세부까지 훤히 꿰뚫으며 지휘로서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해내는 그는 마치 뛰어난 작전 지휘관처럼 보였다. 그는 오케스트라 각 악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마다 세심하게 지시를 내리며 오케스트라 소리를 마법처럼 바꿔냈고 자유자재로 템포를 조절하며 음악적인 시간을 재창조해냈다.

 

이번 공연에선 브루크너 교향곡의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는지 금관악기군에 연주자 한 명씩 더 보강된 것이 눈길을 끌었다. 8명이면 충분한 혼 파트에 혼 주자 한 명이 더 추가된 것은 물론 트럼펫과 트롬본 파트 역시 연주자 한 명씩 더 보강됐다. 4악장 말미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선 팀파니 주자 한 명이 더 투입돼 강력한 소리를 뿜어냈다. 막강한 금관악기군과 타악기군의 활약 덕분에 브루크너 교향곡은 놀랄 만큼 강력하고 광대하게 표현됐다.

 

또한 브루크너 교향곡 악장 중 가장 길고 심오한 성격을 지닌 느린 3악장의 경우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곡이지만, 빈 필하모닉 특유의 고상하면서도 잘 다듬어진 현악의 음색은 이 곡의 아름다움과 명상적인 깊이를 담아내 인상적이었다. 일찍 브루크너는 3악장에서 제1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주제에 대해 "여기서 나는 소녀의 눈동자에 깊이 빠져든다"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빈 필하모닉 현악 주자들이 만들어낸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음색에 귀를 기울여보니 작곡가의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은 전곡 연주 시간 80분이 넘는 대작인 데다 음악적인 표현이 강하여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에너지 소모가 많은 작품이지만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은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연주를 모두 마친 후에도 특별한 앙코르를 선보였다. 연주한 곡은 틸레만과 빈 필하모닉이 올해 신년음악회에서도 연주한 적이 있는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천체의 음악' op.235였다. 광대한 우주와도 같았던 브루크너 교향곡 8번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앙코르였다.

 

herena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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